강아지간식 고르고 훈련에 쓰는 방법

얼마 전 상담한 보호자는 강아지가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며 간식 봉투 세 개를 꺼냈습니다. 산책에서 말을 잘 들으면 하나, 집에 와서 얌전히 있으면 하나, 밥을 안 먹어 걱정되면 또 하나. 강아지는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는 간식의 종류를 바꾸기 전에 언제, 얼마나 주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강아지간식은 하루 양부터 정합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는 간식으로 먹는 열량을 하루 필요 열량의 10% 이내로 두도록 안내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400kcal를 먹는 강아지라면 간식 몫은 최대 40kcal입니다. 한 조각이 4kcal인 제품은 열 조각만 줘도 그 몫을 채웁니다. 치아 관리용 껌, 산책 중 얻어먹은 음식, 가족이 몰래 준 한 입도 모두 포함해야 하고요.
훈련 횟수가 많은 날에는 사료 일부를 미리 덜어 보상으로 쓰기도 합니다. 다만 사료에 별 관심이 없는 아이를 억지로 사료만 먹여 훈련할 필요는 없습니다. 쉬운 연습에는 사료를, 낯선 장소에서 보호자에게 집중한 순간에는 좋아하는 간식을 쓰는 식으로 보상의 가치를 나눕니다. 간식을 쓰려고 주식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성장기이거나 체중 관리가 필요한 아이는 먹는 양을 수의사와 함께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봉투 앞면보다 뒷면을 먼저 읽습니다
‘수제’, ‘자연’, ‘프리미엄’이라는 글자만으로 우리 강아지에게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저는 먼저 원재료와 열량 표시를 봅니다. 한 봉지 전체 열량만 적혀 있다면 한 조각의 크기와 개수를 확인해야 실제 급여량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처음 사는 제품은 큰 봉지보다 작은 포장이 낫습니다. 잘 먹는지뿐 아니라 먹은 뒤 변과 피부 상태도 볼 수 있으니까요.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아이에게는 원재료가 여러 가지 섞인 간식보다 구성을 파악하기 쉬운 제품이 편합니다. ‘닭고기 맛’이라는 이름만 보고 닭고기만 들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원재료표에 다른 육류나 유지가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정 재료를 먹고 가려움이나 설사가 반복된다면 간식을 계속 바꿔 시험하기보다 먹인 것과 증상을 기록해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씹는 간식도 크기와 질감이 중요합니다. 작은 개에게 너무 큰 덩어리는 먹기 어렵고, 급하게 삼키는 아이에게 작고 미끄러운 조각은 부담이 됩니다. 어린 강아지나 치아가 약한 노령견에게 지나치게 단단한 간식을 주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간식을 먹는 동안에는 곁에서 지켜보고, 통째로 삼키려 한다면 그 제품은 치웁니다.
훈련에서는 간식보다 주는 순간이 중요합니다
한 보호자는 ‘앉아’를 시킨 뒤 강아지가 일어나서 보호자 손으로 뛰어올 때 간식을 줬습니다. 보호자는 앉은 행동을 칭찬했다고 생각했지만, 강아지에게 간식이 도착한 순간은 뛰어오른 뒤였습니다. 간식을 줄 때는 원하는 행동이 나온 직후 짧게 칭찬하고 건넵니다. 손을 움직여 강아지를 계속 따라오게 하는 것보다, 무엇을 잘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간식 조각은 훈련 중 여러 번 먹을 수 있도록 작게 준비합니다. 크기는 강아지 체격과 씹는 속도에 맞춰 조절하고요.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기, 현관에서 잠깐 기다리기처럼 집에서 할 수 있는 쉬운 연습을 먼저 쌓습니다. 잘 안 되는 행동 앞에서 간식만 더 맛있는 것으로 바꾸면 상황이 풀리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주변 자극이 너무 크거나, 요구하는 시간이 길거나, 강아지가 이미 지쳤는지 살펴야 합니다.
산책 중 다른 개를 보고 짖는 아이에게 간식을 코앞에 들이밀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만큼 긴장한 상태라면 거리를 벌려 숨을 고르게 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다른 개를 발견하고도 보호자를 잠깐 바라볼 여유가 있다면 그 순간을 보상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간식의 브랜드보다 거리와 타이밍을 바꿨을 때 반응이 좋아지는 아이를 자주 봅니다.
나이와 몸 상태에 따라 같은 간식도 다릅니다
성장기 강아지는 몸집이 작고 먹는 양도 적어 간식 몇 조각이 하루 섭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작게 나누기 어렵거나 오래 씹어야 하는 간식보다 부드럽고 크기를 조절하기 쉬운 것이 훈련에는 편합니다. 노령견은 치아 상태와 씹는 힘을 먼저 봅니다. 전에는 잘 먹던 딱딱한 간식을 갑자기 피한다면 단순한 입맛 변화로 넘기지 말고 입안을 확인받는 게 좋습니다.
췌장 질환, 신장 질환 등으로 식이를 관리하거나 처방식을 먹는 아이는 일반 간식을 임의로 더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담당 수의사에게 주식 일부를 보상으로 써도 되는지, 따로 허용되는 간식이 있는지 물어보면 훈련 방법을 맞추기 쉽습니다. 간식을 먹은 뒤 반복해서 구토하거나 설사한다면 급여를 멈추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사람 음식을 나눠 줄 때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포도와 건포도, 초콜릿, 양파류, 자일리톨이 든 식품은 강아지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도 이런 음식에 주의하도록 안내합니다. 위험한 것을 먹었다면 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무엇을 얼마나, 언제 먹었는지 확인해 바로 동물병원에 연락하세요.
간식은 강아지를 달래기 위한 습관이 되기도 하고, 서로 소통하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상담할 때 새 제품을 고르기 전에 가족이 하루 동안 준 간식을 한곳에 모아 보자고 합니다. 그 양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무엇을 사야 할지보다 언제 주어야 할지가 먼저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