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입질 줄이려면 무는 순간보다 직전을 보세요

훈련 상담을 하다 보면 보호자가 고양이에게 물린 순간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묻는 건 그 직전입니다. 손으로 놀아주고 있었는지, 쓰다듬다가 꼬리가 움직였는지, 쉬는 고양이를 안아 올렸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거든요. 개의 행동교정을 해온 제 경험상 사람의 반응이 행동을 키우기도 합니다. 다만 고양이 입질을 개 훈련 방식 그대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먼저 언제 무는지 기록하세요
고양이 입질을 한 가지 성격 문제로 묶으면 해결이 늦어집니다. 발목을 노리며 달려드는 어린 고양이와, 등을 만질 때만 무는 노령묘는 살펴볼 지점이 다릅니다. 사흘 정도만 시간, 장소, 직전에 한 행동, 물기 전 몸짓을 적어두세요. 길게 쓸 필요도 없습니다. 저녁 9시, 소파, 배를 만짐, 꼬리 세게 흔듦처럼 남기면 반복되는 장면이 보입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는 놀이 중 입질, 쓰다듬을 때의 입질, 놀란 뒤 가까운 사람에게 향하는 공격 등을 서로 다른 상황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창밖 고양이를 보고 흥분한 직후 보호자에게 달려드는 경우에는 손으로 붙잡아 진정시키려다 더 크게 물릴 수 있습니다. 그때는 거리를 두고 조용한 공간에서 흥분이 가라앉을 시간을 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손발을 사냥감으로 쓰는 놀이부터 바꾸세요
한 보호자는 생후 7개월 고양이가 이불 밖 발목을 덮친다며 입질을 걱정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릴 때부터 손가락을 이불 밑에서 움직이며 놀아줬더군요. 고양이 입장에서는 사람의 손발이 가장 자주 나타나는 장난감이 된 셈입니다. 놀이 중 달려들었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흔들면 움직이는 먹잇감처럼 보여 놀이가 더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손과 발로 하는 놀이를 끊고, 손에서 거리가 충분히 나는 낚싯대형 장난감으로 바꿉니다. 한 번에 오래 놀리기보다 5~10분씩 하루 2~3차례 시작해 고양이의 나이와 체력에 맞춰 조절하세요. 쫓고, 잡고, 잠시 쉬는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장난감은 고양이가 붙잡을 기회도 줘야 놀이가 끝납니다. 발목을 노릴 때 장난감을 바로 코앞에 들이미는 방식만 반복하면 발목 공격이 놀이 시작 신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평소 달려들기 쉬운 시간보다 조금 앞서 놀아주는 게 낫습니다.
실패하는 집도 있었습니다. 가족 한 명은 장난감을 쓰고 다른 한 명은 귀엽다며 손으로 씨름을 계속했어요. 고양이는 사람마다 규칙이 다르다는 것을 배우기보다, 언제 손을 물어도 되는지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가족이 같은 방식으로 놀아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쓰다듬다가 문다면 허락받는 시간을 짧게 잡으세요
고양이가 먼저 다가와 몸을 비볐다고 해서 오래 만져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편안해 보이다가도 꼬리 끝이 빨라지고, 귀가 옆이나 뒤로 움직이고, 손을 향해 고개를 돌릴 수 있습니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도 쓰다듬는 중 나타나는 신호를 보고 접촉을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그 신호 뒤에 물었다면 고양이가 갑자기 변한 게 아니라 사람이 멈출 때를 놓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볼이나 턱처럼 평소 좋아하는 부위를 두세 번만 만지고 손을 떼세요. 고양이가 다시 다가오면 조금 더 만지고, 멀어지면 그대로 둡니다. 배를 보이며 누운 모습을 만져 달라는 허락으로 해석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배나 뒷다리를 만질 때 유독 무는 고양이라면 그 부위를 시험하듯 반복해서 건드리지 마세요.
입질 직후 코를 때리거나 목덜미를 잡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물어야만 손이 멈춘다는 경험을 쌓게 하고, 사람의 접근 자체를 경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물었다면 손을 거칠게 빼며 실랑이하기보다 움직임을 멈추고, 고양이가 놓는 순간 조용히 거리를 벌리세요.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 혼자 고양이를 안거나 쓰다듬지 않도록 어른이 곁에서 지켜봐야 합니다.
갑자기 심해진 입질은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세요
원래 만져도 괜찮던 고양이가 어느 날부터 같은 부위를 건드릴 때 문다면 훈련부터 시작하지 않겠습니다. 통증이 있을 수 있어서입니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은 관절 통증처럼 만지거나 움직일 때 불편한 상태가 공격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나이가 든 고양이에게 입질과 함께 점프를 피함, 식욕 변화, 숨는 시간이 늘어남 같은 변화가 보이면 동물병원에서 진료받는 게 우선입니다.
사람의 피부가 뚫렸다면 상처도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흐르는 물과 비누로 바로 씻고, 손이나 관절 부위를 물렸거나 상처가 깊거나 붉어지고 붓는다면 의료기관에 상담하세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의 감염 가능성을 안내합니다.
입질을 줄이는 일은 고양이를 눌러 이기는 훈련이 아닙니다. 언제 놀이가 시작되고, 언제 접촉이 부담스러워지는지 알아차린 뒤 집안의 습관을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 변화를 가족이 꾸준히 지킬 때 고양이도 사람 손이 예측 가능한 존재라고 배웁니다.
